제주와일드 창밖 풍경

Jeju Wild

내 마음 속의 두 개의 하늘

빠리에서 보았던 파란 하늘을 제주에서 만나다

하늘 좀 보고 사십니까?

서울에서 사는 많은 시간 동안 얼마나 하늘을 보았던가

아마 별로 기억에 남지 않은 것을 보면 하늘 볼일이 별로 없이 살았었나보다

제주에 처음 여행을 왔을 때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기였는데 그 때 나는 화창하게 개인 제주의 하늘을 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기억을 떠올렸다

분명 나는 이토록 파란 하늘을 본 적이 있다. 그것은 파리, 오르세 미술관 앞에서였다

꾸르베와 고호 모네와 수없이 많은 예술작품들을 만난 날 그러나 내가 본 최고의 예술작품은 파리의 파란 하늘이었다

나는 오르세미술관을 둘러 싼 파란 하늘에 마음을 빼앗겨 고개를 쳐들고 다녔고 그날의 하늘은 내 핸드폰 사진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날 나는 지갑을 빼가도 모를 정도로 혼이 나가 있었으며 급기야는 현금과 여권을 통째로 잃어버렸다

어떻게 하늘이 저렇게 파란 거지?

어떻게 구름은 저렇게 하얀거지?

제주의 하늘은 나를 어딘가로 데려가는 것 같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제주의 하늘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내가 매일 다른 동화 속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의심할 때가 많다. 그날그날 다른 하늘 때문이다.

제주에서 하늘이 잘 보이는 이유는 일단 높은 건물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서귀포에서는 더욱.

바다로 나가면 당연히 거칠 것 없이 바닷물과 하늘이 맞닿아 있다

현지인처럼 살아보기 위해 제주에서 워케이션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처음부터 끝까지 하늘 때문이다.

태양이 떠오르는 시간부터 한낮의 강렬한 태양을 지나 노을로 물들이는 시간 그리고 어둠이 내려 앉기까지.

자연 속에 있어보니 태양은 정말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즉 우주가 거대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시도 쉬지않고.

우리의 인생도 그렇게 빠르게 거침없이

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보이지 않을 뿐,

그러니 우리에게 시간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이다.

제주의 하늘은 그렇게 매일 우주의 소리를 전해주고 있다

자연이야말로 최고의 예술작품

그토록 아름다운 노을이 매일 보고 또 보아도 아쉽고 또 아쉬운 것도 그런 이유일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을 감상 포인트는 숙소에서 가까운 올레8길 마녀산장으로부터 8길 카페를 지나 카페 루시아가 있는 박수기정까지다. 대평포구까지 이어지는 그 길에서 노을을 바라보면 세상 그 어느 예술작품보다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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